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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지식경영 시대_진화하는 고객 읽으면 창조형 지식 보인다

진화하는 고객 읽으면 창조형 지식 보인다

◆新 지식경영 시대 ③◆



'창조성이 결여된 혁신의 추구는 '개선'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이 같은 개선만을 이룬다면 기업의 상황은 점진적인 변화, 즉 오늘 같은 내일만 있을 뿐이다.' 매일경제는 AT커니와 공동으로 2005년 3월 24일 12차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발표한 '창조혁명보고서'를통해 '개선'이 아닌 '창조경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존의 경쟁 법칙들을 이해하고 좇는 '룰 추종(Rule Following)' 전략으로는 더 이상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체에서 통용되는 경쟁의 법칙을 받아들여 시장 선두 기업의 경쟁방식을 모방해서는 결코 선두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신지식경영 시대에는 어떤 전략이 요구되나. 룰을 파괴해 새로운 경쟁법칙을 말들어내야 한다. 현재 경쟁시스템은 '룰 파괴(Rule Breaking)' 전략이 절실하다.

이 전략은 과거의 경쟁법칙을 파괴하고 기업이 자신에 유리하도록 만들어낸 새로운 경쟁의 법칙을 말한다.

새로운 경쟁의 법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바로 기업 내부의 지식과 외부의 지식을 적절히 결합해 '창조형 지식'을 찾아낼 때 창조가 발현되며 혁신이란 결과물이 도출된다. 룰 파괴의 원동력은 바로 창조성과 창조적 지식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소니는 1979년 6월 대형 카세트플레이어를 축소해
워크맨을 탄생시켰다. '소형화ㆍ경량화=새 음악 플레이어'란 창조적 지식을 활용해 혁신을 이뤄낸 것이다. 워크맨은 음악을 듣는 패러다임을 바꿔놓았고 매장에는 구매행렬이 이어졌다. 결국 워크맨은 80~90년대 이어폰으로 듣는 이동식 플레이어시대를 풍미했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콤팩트디스크(CD) 플레이어와 미니디스크(MD) 플레이어가 유행을 잇는다. 이때는 '축소 제품=경쟁력'이라는 새로운 지식이 자리를 잡는다. 어떻게 하면 보다 작은 디자인으로 경쟁하느냐가 관심사였다.

이러한 경쟁의 한가운데에 소니와
아이와, 파나소닉 같은 일본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경쟁은 치열해졌고 창조적 지식을 찾아낸 주인공은 한국의 MP3기술로 디자인과 제품혁신을 이뤄낸 미국 애플컴퓨터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디지털 플레이어=MP3'라는 창조적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팟(iPod)을 개발해 개인 미디어시장을 석권한다. 그가 찾아낸 지식은CD나 MD, 카세트 같은 물리적 미디어가 아니라 디지털로 저장되고 재생되는 신개념 미디어였다.

기술 개발자는 한국이었지만 기술에 디자인이란 예술을 가미해 젊인이들을 위한 '신패션'을 창조해낸 것이다.

아이팟은 음악을 수차례 넣고 뺄 수 있는 다른 개념의 창조물이었다. 창조적 지식의 결과물로 태어난 애플의 아이팟(iPod)은 발매 5년 만에 5000만대나 팔렸다. 소니가 제품 개선 단계에 머무르고 있을 때 디지털시대 도래라는 시장 변화를 정확히 읽어 '창조형 지식'을 찾아낸 것이다.

이는 고객에 대한 통찰력이 가져다준 결과였다. 새로운 방식의 음악청취를 추구하는 고객 니즈, 웹2.0 시대 도래에 따른 음악파일 공유, 활동성이 풍부한 젊은 소비층 대두, 음악인구 급증 등에 대한 트렌드 변화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창조형 지식'이 탄생했고 이 지식은 아이팟이란 혁신으로 이어졌다.

특히 애플이 '창조형 지식'을 활용해 실현한 혁신은 제품 기능과 사용 간편성 등에서 고객 기대치를 뛰어넘는 특출한 것이었다. 아이팟과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 아이튠을 결합해 완전히 다른 음악세상을 선보였다.

스티브 잡스는 MP3 플레이어 아이팟의 성공을 등에 업고 상반기에 휴대전화 아이폰(i-Phone)을 출시한다. MP3와 휴대폰의 결합으로 탄생한 아이폰이란 새로운 지식상품이 어떤 파괴력을 몰고올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창조형 지식'을 잉태시키는 핵심엔진은 바로 고객 니즈를 정확히 찾아내는 '고객에 대한 통찰력'이다. 기업이 챙기는 이익은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가치'에 대한 대가로 얻는 것이다.

'가치'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를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의 표출이다. 따라서 '창조형 지식'을 찾아낸 기업은 '특별한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객 니즈, 특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니즈를 찾아내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통찰력을 바탕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내는 내부 능력과 상업화할 수 있는 신속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고객을 통해 '창조형 지식'을 찾아내는 데는 상품경험자에 대한 철저한 이해, 고객과 협력하는 시스템, 직원의 고객화, 고객 패러다임 이해 등 4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내 구매하고 사용했던 고객의 경험은 상품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상품 사용자에 대한 면밀하고 공정한 진단은 중요한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상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고객 경험과 관련한 작은 불편까지 밝혀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공급자인 JCI는 사람들이 승ㆍ하차하는 방법을 찍은 방대한 비디오 기록을 활용해 디자인 단계에서 핵심사항을 반영한다.

고객과 협력하는 시스템은 고객의 아이디어를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한다. 신상품에 대한 의견청취는 아이디어 단계를 넘어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중간 점검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이키는 스포츠 선수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의류와 시계, MP3플레이어, 심장박동 모니터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제품을 혁신시켜 나가고 있다. 연간 매출이 무려 4억달러에 달한다.

회사 제품을 직원이 직접 사용해 장단점을 찾아내는 것도 '창조적 지식'을 찾아내는 중요한 방법이다. 직원들은 일반 고객에 대한 눈높이를 더욱 잘 맞출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직원들이 의무적으로 자사 제품을 사용토록 한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매우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할리데이비슨은 직원을 고객화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 직원들은 할리데이비슨 마니아그룹 호그(HOGㆍHoley Owners Group)의 광적인 동호회 모임에 참가해 제품 개선이나 잠재적 신상품,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속마음을 듣고 이해하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판매하는 제품이 고객의 경제활동과 생활패턴에 어떤 식으로 파고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도 '창조형 지식'을 찾아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 생활방식을 간소화하거나 보다 편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회사 제품이 고객 생활에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수시로 던져야 한다.

고객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있어
헨리 포드가 했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내가 만약 고객들 의견에만 귀를 기울였다면 자동차 대신 더 빠른 말을 만들었을 것이다'라는 말로 고객 소리에만 귀를 기울인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따라서 고객 중심적 문화, 즉 고객 소리를 청취하는 것 외에 고객에 대한 세심한 관찰, 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숨겨진 신제품 개발 가능성과 제품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뛰어난 통찰력이 있다 해도 전사적으로 혁신을 이끌 문화나 메커니즘이 구비돼 있지 않다면 통찰력이 쓸모없게 된다.

2007.3.11 매일경제